구제역에 한파까지…축산농가 ‘이중고’ 시달려_크롬베타 좋네요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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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진천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충남 천안으로 확산된 가운데 한파까지 몰아치면서 축산농가들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기온이 낮으면 구제역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강해지기 때문에 연일 계속되는 한파에 축산농가들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24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3일 충북 진천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은 지난 16일 천안시 수신면 한 양돈농가의 의심 신고와 함께 충남으로 확산됐다. 충남에서는 이날 현재까지 천안시 수신면과 동면지역 3개 농가에서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아 돼지 1천40마리를 매몰처리했다. 천안지역 축산농가들은 연일 계속되는 한파에 구제역 불안감까지 더해지면서 이번 파동이 빨리 가라앉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천안시 직산읍에서 40년째 젖소농장을 운영하는 이경화씨는 23일 축사 곳곳을 방역하는 일로 일로 하루를 시작했다. 매년 두 차례씩 구제역 백신을 접종했고, 집유 수송 차량과 사료 차량을 제외한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며 농장을 경영했지만 불과 20㎞ 떨어진 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소식은 이씨의 이마에 자리 잡은 골 깊은 주름을 더욱 깊게 했다. 여기에 기온이 낮으면 구제역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강해진다는 점도 이씨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날 오전 천안의 최저 기온은 영하 9도까지 떨어졌다. 이씨는 구제역 발생 소식에 천안지역 축산농가들이 연말 송년 모임을 모두 취소했다고 귀띔했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방역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차량에 뿌린 소독액이 뿌리자마자 얼어붙고, 소독 호스 등 방역 장비가 수시로 얼기 때문이다. 추위 탓에 젖소의 젖 생산량이 20%가량 줄어든 것도 걱정이다. 이씨는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고 차단 방역을 제대로 한 농가는 별일 없을 것"이라면서도 "사활이 걸린 문제인 만큼 농가들은 인근에서 발생한 구제역 때문에 불안해하는 눈치"라고 말했다.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천안의 농가와 다소 거리가 있는 금산군 금성면 김봉수씨의 한우농가에서도 긴장감은 맴돌았다. 김씨는 이미 한우 270마리의 구제역 백신 접종을 마쳤다. 일반인의 출입도 오래전에 막았지만, 불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 김씨는 오랜만에 낮 기온이 영상을 회복한 이날 온종일 소의 건강 상태를 체크했다. 다행히 이상 증세를 보인 소는 없었다. 그러나 이번 주말부터 다시 추워진다는 소식에 축사 바닥에 톱밥을 깔았다. 김씨는 "구제역이 발생하면 소비자들이 육류 섭취를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축산농가는 소비자의 불안심리가 가장 두렵다"며 "구제역은 사람에게 전염되는 병이 아니고 축산물의 안전성과 위생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