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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스티브 잡스가 사망하기 넉달 전 미래 핵심 전략으로 제시한 클라우드 서비스. 개인 단말기에 콘텐츠를 저장해놓지 않아도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녹취> "It all just works." "And they are all free." 과거에 음악을 들으려면 테이프나 CD가 필요했고 이후에는 음원 파일을 다운로드받아 저장해야 했습니다. 이제는 갖고 있지 않아도 접속만 하면 됩니다. 개인과 개인, 생산자와 소비자가 망으로 연결되면서 돈을 주고 물건을 갖는 기존의 경제 관념이 바뀌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어떨까. 굳이 갖고 있지 않아도 누릴 수 있는 것, 디지털 콘텐츠만이 아닙니다. 이제는 이런 자동차처럼 이전에는 쉽게 공유하기 어려웠던 물건들도 함께 쓰고 빌려 쓰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공유가 소유를 대체하는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레스토랑 매니저 임형욱 씨는 차가 필요할 때면 스마트폰을 꺼냅니다. 카셰어링, 즉 자동차 공유 서비스 어플리케이션으로 쓰고 싶은 차량을 예약하고, 인근 주차장에서 공유 차량을 이용합니다. 기존의 렌터카처럼 계약서를 쓰는 등의 번거로움은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접속만 하면 되는 편리함으로 바뀌었습니다. 무엇보다 자가 차량을 갖고 다닐 때 겪던 갖가지 부담이 사라졌습니다. <인터뷰>임형욱(카셰어링 서비스 회원) : "고유가 시대라서 기름 값도 많이 비싸고, 차를 보유하게 되면 세금도 내야 되고 여러가지 보험도 따로 들어야 되는 부분이 있는데 제가 필요한 시간대에 딱 차를 쓸 수 있어서 참 좋은 것 같아요." 시간당 이용요금은 경차 약 3천 원부터. 도심 곳곳에 마련된 지정 주차장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에 주차 걱정도 덜하고 용도에 따라 원하는 차종을 골라 탈 수 있는 점도 매력입니다. 꼭 필요할 때만 차를 쓰니 환경 문제에도 기여합니다. 회사원 이승기 씨는 최근 카셰어링 서비스에 가입한 뒤 갖고 있던 차를 처분하면서 여윳돈까지 생겼습니다. 출퇴근할 때는 교통체증 때문에 대중교통이 더 편하고, 장보기 등 필요할 때만 카셰어링을 이용합니다. <인터뷰>이승기(카셰어링 서비스 회원) : "차가 갑자기 필요한 날만 이용을 하면 되니까요. 굳이 제 차를 갖고 있을 필요가 없죠. 가까운 곳에서 택시 타는 기분으로 그렇게 이용을 하면 되고요." 개개인이 각자 승용차를 갖고 있는 경우와 달리 공유 차량을 이용함으로써 공동 소비가 이뤄지는 셈입니다. 지난해 10월 첫 서비스를 시작한 이 업체는 가입자가 몰리면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인터뷰>김보섭(카셰어링 업체 이사) :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상당히 놀랐고요. 서비스 시작한 지 두달도 안돼서 2만 명이 넘는다는 것은, 저희로선 처음에 상당히 놀라서..." 그만큼 잠재된 수요가 적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이 업체는 현재 서울과 수도권에 90여 곳 주차장에서 120여 대의 차량을 서비스 중이고 올해 중 전국 1500곳, 4000대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전국 지자체들도 주차공간 제공 등 카셰어링 지원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차를 공유하려는 움직임은 앞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 미국 등지에서는 이미 카셰어링이 자리를 잡은 지 오래입니다. 미국의 집카(ZIP-CAR) 서비스의 경우 지난해 가입자가 약 70만 명에 이릅니다. 자동차뿐 아니라 자기 집의 남는 방을 민박 형태로 손쉽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도 국내에 첫 선을 보였고 지난해에는 두 가구가 땅을 함께 쓰는 이른바 땅콩집이 등장해 주택 실수요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부동산도 공유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겨났습니다. 대형마트에서는 TV나 냉장고 등 생활가전제품의 렌탈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공유와 임대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정전(서울대 명예교수) : "(20세기에는) 대량생산 대량소비 사회가 되다보니까 나타나는 현상의 하나가 집집마다 안쓰는 버리는 물건이 수두룩하게 쌓이는 거예요. 엄청난 낭비란 말이죠 이게. 그런 점에서 봐도 왜 그걸 사느냐 이런 얘기죠. 사지 말고 빌려 쓰다가 갖다 줘버리면 그만이죠." 아이 키우는 부모는 누구나 옷 사 입히는 게 걱정입니다. 한철 지날 때마다 아이는 성큼 자라고, 새 옷과 다름없는 비싼 옷들은 애물단지가 되기 십상입니다. <녹취> "옷이 너무 짧아졌다. 많이 컸구나." <인터뷰>김미영(서울 이촌동) : "정말 '폭풍 성장'을 하잖아요. 그래서 옷을 정말 큰맘 먹고 사주는데 벌써 한해가 지나기도 전에 봄에 사준 옷이 가을에 보면 벌써 작아져있을 때가 있어요. (기부한다 해도) 저는 이렇게 내놨는데 저는 또 돈을 들여서 사야 되잖아요." 김미영 씨는 그래서 최근 한 사회적기업이 시작한 옷 공유 서비스를 발견하고 곧바로 가입했습니다. 몸이 커져 맞지 않는 옷들을 모아 사진과 함께 크기 등을 적어 사이트에 올리면, 그 가치만큼의 다른 옷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옷을 내놓은 사람이 손해 보는 느낌 없이 동등한 가치의 물건을 손쉽게 받을 수 있을까. 게시된 옷은 회원 20명의 참여로 평가 점수가 매겨집니다. 정확한 평가를 내린 회원에게는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점수를 받은 사람은 해당 점수만큼 다른 옷을 골라 받아가면 됩니다. 이른바 협력 소비가 이뤄지는 겁니다. <인터뷰>이성영(옷 공유 업체 대표) : "공평함이 유지돼야지만 지속성을 갖는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내가 좋은 것을 주면 좋은 것을 받을 수 있고, 좀 안좋은 거면 안좋은 것을 받을 수 있는 그런 공평한 시스템이 이런 교환에 있어서는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 좋은 평판이 쌓인 회원은 그만큼 높은 점수를 받기 쉬워 신뢰가 곧 돈이 되는 셈입니다. 신용으로 유지되는 교환 공동체가 형성되는 겁니다. <인터뷰>양승룡(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 "경쟁이라든지 이런 것보다는 서로 협력을 하고 조화로운 구조 속에서 다 같이 잘 사는 것을 추구하는 그런 운동의 하나로 이런 것들이 나왔다고 볼 수 있죠." <녹취> "이거 어때 지우야?" 나눔을 통한 교육적 효과는 덤입니다. <인터뷰>최은희(서울 개봉동) : "자기만 알고 자기중심적으로 자라지 않을까, 그런 염려도 사실은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내가 가졌던 옷을 좀 깨끗하게 잘 관리해서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고, 또 다른 사람이 입었던 옷도 내가 고맙게, 감사하게 잘 받을 수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단순히 아껴 쓰자는 차원을 넘어선 21세기 경제 트렌드에서 나온 현상으로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인터뷰>김경훈(한국트렌드연구소 소장) : "물물교환이라든지 공유경제, 이런 변화는 좀 더 큰 흐름 속에 있는 것 같아요.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도움을 받아가지고 굉장히 공간의 한계를 받았던 사람들의 관계가 그 한계를 뛰어넘어서 물물교환과 같은 그런 직접적인 경제 방식들을 태동시키는 거죠." 특히 학계에서는 최근 자본주의의 위기가 표면에 드러난 이후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남영숙(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정말로 대안적인, 그런 체제가 가능한가에 대한 아주 구체적인 걸 추구하는 움직임들이 많았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그런 전반적인 가치관의 변화의 추세가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문화공동체 운동을 벌이고 있는 서울 방학동의 한 마을 목공소. 공동으로 마련한 공구로 주변에 버려진 목재를 주워와 공용 가구를 만들고 있습니다. 서툰 목공 솜씨지만 힘을 모으니 평상 하나가 뚝딱 완성됩니다. 여기에 책장을 세워 동네 어린이집 앞에 놓고 주민들이 기부한 책을 채울 계획입니다. <인터뷰>주민(서울시 방학동) : "자기가 필요하지 않은 책을 그 자리에 놓으면, 그런 용도로 쓰이면 다시 누군가가 가지고 가고 가지고 오고 할 거라는 걸 저희는 믿고 일단 저희는 조그만 작업을 하는데도 그런 거 생각하면서 하니까 많이 기뻐요. (웃음)" 정자 아래층에는 주민들을 위한 자치 문화공간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구청으로부터 무상 임대를 받아 온전히 주민들의 힘으로 꾸민 공간입니다. <인터뷰>김희경(사회복지사) : "동네 분들이 십시일반해서 책이라든가 찻잔이라든가 또 효소 음료 같은 것을 기증해주셔가지고 공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을 텃밭에서 함께 가꾼 배추로 김장도 담그고, 이웃 홀몸 노인과 나눕니다. 이들에게 기부를 하고 남은 김치는 필요한 만큼 가져가면 됩니다. 공유하는 만큼 모두가 주인이고 나눌수록 내 것이 되는 경제 생활. 정부 정책으로부터가 아닌 민간에서 자생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움직임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