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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음란물과의 전쟁 선포?

경찰이 연일 음란물 대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거의 매주 새로운 시책이 발표될 정도입니다. 명시적으로 선언하지는 않았으나, 경찰이 사실상 '음란물과의 전쟁'을 선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합니다. 주요 발표 내용을 보면 이렇습니다.


 사이버 성폭력 대책이 민갑룡 경찰청장의 ‘1호 정책’으로 자리잡음
■ '음란물 카르텔≒조폭' 고강도 수사 예고

민갑룡 경찰청장은 그제(13일) 기자간담회에서, 음란물을 뿌리뽑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누군가 음란물을 촬영하고, 그 음란물을 판매해서, 범죄 수익을 거두는 일련의 과정 전체를 수사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일망타진'이라는 용어를 동원했습니다.

일망타진, 흔히 '조폭'에 붙는 말 아닌가? 그렇습니다. 경찰은 음란물 관련 일당을 '범죄단체(=조폭)'로 간주하고, 생산-유통-판매 조직을 대대적으로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입니다. 고강도 수사 의지가 그만큼의 성과로 이어질지는 함께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 소라넷 폐쇄, 왜 17년이 걸렸을까

경찰 수장의 의지는 수사팀에도 그대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민간 전문가들과 협력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 의식과 부담감이 동시에 수사팀 안에서 읽힙니다. 하지만, 수사팀도 가장 까다로워 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바로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입니다.

소라넷은 1999년부터 2016년까지 17년 동안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됨
대표적 음란사이트인 '소라넷'은 개설 이후 폐쇄될 때까지 17년이 걸렸습니다. 그 사이 운영진이 거뒀을 수익은 가늠조차 어렵습니다. 운영자 4명 중 한국 국적인 1명만 지난 6월 가까스로 구속됐습니다.

'소라넷' 사례는 해외 음란물 사이트 수사가 왜 어려운지를 잘 보여줍니다. 운영진이 해외에 머물면서, 서버도 미국과 네덜란드 등에 분산해놨기에 한국 경찰이 손을 쓰기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물론 예전에는 경찰의 수사 의지가 지금보다 덜 했던 점 역시 분명합니다.

■ 해외 사이트 최소 280개…"만나기도 어렵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에따르면, 한국인 여성이 등장하는 음란물을 제공하는 해외 사이트는 최소 280개 정도입니다. 센터 측이 일일이 취합한 결과라고 합니다. 이들 사이트의 서버는 대부분 미국에 있습니다. 시시각각 이름과 주소를 바꾸는 불법 사이트의 특성상, 해외 음란물 사이트는 훨씬 더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아동·청소년 음란물만 불법입니다. 미국 법은 일반인 성인 여성이 등장하는 음란물은 처벌하지 않습니다. 설사 그것이 불법 촬영된 영상이라 하더라도 수사 기관이 개입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도 최근 불법 촬영 영상에 대한 처벌 논의가 시작은 됐습니다. 일반 여성이 등장하는 이른바 '리벤지 포르노'를 처벌하자는 법안이 의회에 제출됐지만, 아직은 표결 일정도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미국에 서버를 둔 사이트가 한국 성인 여성이 등장하는 음란물을 게시해도 한국 경찰의 수사망은 툭 끊깁니다. 미국 경찰의 사법 공조가 필수적인데, 미국에서 불법이 아닌영상물 단속에 미국 경찰이 적극적으로 나서줄리 만무한 일입니다.

유명 SNS인 ‘텀블러’가 음란물 온상으로 변질되고 있음
한국인 음란물이 많기로 유명한 미국 SNS인 '텀블러'의 경우, 한국 경찰이 정책 협의를 위해 면담을 요청해도 꿈쩍도 않습니다. 담당자를 만나기조차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미국 국토안보부(DHS)와 연방수사국(FBI)의 힘을 빌어 지난해 딱 한차례 정책 협의를 했습니다. 그마저도 텀블러 측에서 확답을 해주지는 않았습니다.

■ 음란물과 미세먼지의 '평행 이론'

어찌보면 음란물과 미세먼지는 매우 닮은 꼴입니다. 크게 세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① 국내 요인과 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② 한국 정부가 국내 요인을 제어해도 얼마나 저감될 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③ 그런데 국내 요인조차 손대기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음란물 카르텔은 국내 대책만으로는 일망타진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음란물은 이미 '세계화'됐기 때문입니다. 국내를 막으면 해외로 몰리는 현상도 자주 일어납니다. 실제 '소라넷'이 폐쇄된 이후, 음란물 2/3정도가 텀블러로 옮겨갔다는 분석도 있을 정도입니다.

경찰은 젠더 감수성을 더 높여야 합니다. 편파 수사 논란이 나오지 않게끔 동일 잣대를 들이대야 합니다. 공언한 수사 성과를 거둬야 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경찰 힘만으로 음란물 근절은 어렵습니다. 음란물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마법의 칼'은 어디에도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