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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제 그림을 보며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가졌으면 합니다." 다음달 21일부터 일주일간 제주시 노형동 현인갤러리에서 '이름없는 꽃집'이란 제목의 개인전을 여는 정미숙(30)씨는 4일 "그림은 다른 이들에게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라고 설명했다. 2006년 4월 제주에 내려와 도로교통공단 제주지부에서 일하는 그는 주로 음주운전 등 교통법규를 어긴 사람들에게 안전교육을 한다. 중고등학교나 일반 기업체, 민방위훈련장은 물론이고 교도소도 단골 교육 대상이다. 미대를 나오기는 커녕 그 흔한 미술학원 한 번 다닌 적 없다는 정씨가 붓을 잡게 된 계기는 우연히 찾아왔다. "교통법규를 어겨 교육장에 온 분들은 대부분 '다른 사람도 다 하는데 재수없이 나만 걸렸다'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자기가 한 일이 남에게 해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인식하지 못하는 거죠. 처음엔 절대 이해할 수 없었어요." '면허취소 되고 벌금냈으면 됐지 바쁜데 교육까지 받아야 하느냐'며 항의하거나 욕도 서슴지 않는 교육생들을 보며 적잖게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그는 내 마음을 그릴 수 있어야 다른 이들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아 머릿속에 남아있거나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하나씩 화폭에 옮겨 담기 시작했다. 이후 정씨는 세화-종달 해안도로를 지나다 마주친 수국, 봄이 되면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채꽃과 벚꽃, 늦여름의 비자림 등 제주의 자연을 주제로 아크릴화를 그렸다. 건강이 나빠지거나 중심이 흔들릴 때도 그림은 늘 그 자리에서 정씨를 위로했다. 마음이 가는 대로 그린 그림은 지난해 경향미술대전에서 입선의 영광을 안았다. 회사에서도 "로비에 작품을 걸 수 없겠느냐"고 물어올 정도로 실력을 인정하기 시작했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덩달아 커졌다. 그러나 개인전을 열고자 찾아간 서울의 갤러리들은 가장 먼저 '어느 대학에서 누구에게 사사했냐'를 물었고, '비전공자'라는 말엔 고개를 젓기 일쑤였다. 오기가 생긴 정씨는 '마지막으로 딱 한 군데만 더 가보자'는 심정으로 현인갤러리를 찾았다. 그때 만난 김형무 관장은 "예술은 전공자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흔쾌히 대관을 약속했다. "첫 작품인 수국은 기분이 굉장히 좋지 않을 때 그린 그림이지만, 그림을 보고 느끼는 감정은 관람객들의 몫이죠. 보는 분들이 '저런 사람도 개인전을 하는데' 하고 용기를 갖는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누구나 보는 제주의 사계절이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표현될 수 있는 것처럼 도로 위에서도 나와 다른 사람들이 함께 달린다는 것을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게 개인전을 여는 그의 유일한 바람이다. 일주일에 한 번 '한라산 학교'에서 미술강의를 듣고, 주말이면 그림 소재를 찾아 제주도를 돌아다니며 바쁜 나날을 보내는 그는 곧 대학원에서 교육심리를 전공할 계획이다. 그림을 통해 나를 되돌아 봤다면, 이제 심리학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해 정씨는 또 다른 도전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