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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군 수사 당국이 윤 일병의 사건을 고의로 축소했다는 의심을 할 만한 군 내부 문서가 추가로 입수됐습니다.

이 문서에는 수사 초기 단계부터 윤 일병의 사인을 질식사로 보고 있었다는 내용이 드러납니다.

황현택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KBS가 입수한 28사단 헌병대의 조사 결과 보고서입니다.

지난 4월 6일, 윤 일병이 처음 민간 병원에 후송됐을 당시 '맥박과 심장이 뛰고 있었다', '기도를 확인해 이물질을 제거했다'고 돼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군 당국은 윤 일병은 구타에 의한 충격이 아니라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질식사로 숨졌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런데 보고서는 당시 병원이 기록한 의무 일지 내용과는 전혀 다릅니다.

병원 측은 윤 일병이 맥박과 호흡이 없는 '심정지' 상태로, 심폐 소생술을 받았다고 기록했습니다.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구타로 사실상 사망 상태였다는 얘깁니다.

때문에 민간 병원이 의무 일지를 조작하지 않았다면 헌병대가 사인을 질식사로 하기 위해 보고서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이상한 점은 더 있습니다.

사망 이튿날인 지난 4월8일, 헌병대는 군 검찰에 시신 처리 방향을 문의합니다.

하지만 부검을 하기 전인데도 윤 일병의 사인을 '기도 폐쇄에 의한 뇌 손상'으로 추정해 적시했습니다.

<녹취> 이호(교수/전북대 법의학과) : "사후에 위내강에 있던 것(음식물)이 역류가 돼서 사인과 무관하게 나타나는 것이지 절대 '기도 폐색 질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얘기하고 있는 겁니다."

사건 초기부터 사인을 '질식사'로 몰아가는 듯한 이 같은 내부 자료들은 그동안 재판부에 제출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