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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출구전략 계획을 구체화하면서 한국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고 있다.

국내의 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버냉키 의장이 19일(현지시간)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양적완화 축소로 '유동성 잔치'가 끝날 것이라는 우려로 인해 세계 금융시장 전반이 요동을 쳤다.

따라서 상당수 분석가들은 이번 회의에 앞서 버냉키 의장이 시장의 불안을 가라앉히는 정도의 언급만 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이러한 예상을 훌쩍 앞질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20일 보고서에서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예상보다 명확해 오늘 아시아 금융시장은 다시 한번 약세 압력을 받을 듯하다"며 "이벤트 이후 시장이 다소 진정될 것으로 기대해 왔으나 오히려 추가 주식, 채권, 통화 가치의 약세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은 그동안 출구전략에 대한 공포만으로도 크게 널을 뛰었던 만큼 버냉키 의장이 직접 출구전략을 언급한 데 따른 악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크다.

그동안 양적완화로 풀린 풍부한 자금의 혜택을 누린 신흥 시장에서 돈이 선진 시장으로 빠져나가면 신흥국은 주식·채권·통화 약세의 '트리플 충격'을 다시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유동성 공급 감소, 원화 강세에 대한 전망 감소, 신흥국으로부터 이탈에 대비할 수밖에 없는 외국인 등을 고려하면 "원화 채권에 투자한 외국인의 포지션 축소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한국 국채시장에는 분명 악재"라고 분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에도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질 수 있다"며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정책 당국의 경기 부양 의지를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연준의 유동성 공급이 일시에 끝나는 것이 아니며 양적완화 축소는 시장에서 그동안 계속 예상했던 조치이므로 시장 충격이 덜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실제로 연말 양적완화 속도 완화, 내년 중반 중단 등 버냉키 의장이 제시한 일정은 많은 분석가의 전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N머니 등 언론이 최근 민간의 시장 분석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채권 매입 축소 시점을 올 10∼12월, 종료 시점을 내년 5∼6월로 보는 전망이 대세를 이뤘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적완화 축소 계획을 "출구전략의 초기가 아닌 경기부양책을 지속하려는 속도 조절 차원의 조치"라고 해석했다.

또한 천정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출구전략은 시기의 문제였지 언젠가는 단행돼야 할 사안이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한다면 미국 경제가 어느 정도 살아났음을 뜻한다는 데 기대를 걸고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이 단기 충격을 겪더라도 결국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했다.

천정훈 연구원은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디고 투자자들이 시장 금리 상승 환경에 적응하기까지도 시간이 걸려 단기 변동성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이는 강세장 진입을 위한 필연적 진통이며 주식시장으로 점진적 전환(Gradual rotation) 추세는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유익선 연구원은 "양적완화 축소는 민간부문 자생력이 안정적으로 회복한다는 증거로 회복세가 유효하다면 단행 이후에도 위험자산 선호 현상은 유지될 것"이라며 "그 시점이 일각에서 제시한 6월 또는 3분기보다 지연되면 최근 급증한 위험자산 회피 심리와 글로벌 현금보유 성향은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적완화 축소 계획이 드러나면서 신흥국으로부터 자금 이탈이 심화하더라도 한국 시장은 동남아를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의 상황과 차별화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양적완화 수혜자인 아세안 시장의 타격이 크겠지만, 1997년과 같은 외환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아직 크지 않다"며 "중장기 측면에서 아세안에서 유출된 자금의 한국 유입 가능성과 실적 장세의 도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시장이 저평가된 점과 경상수지 대규모 흑자라는 양호한 경제의 질을 감안하면, 상대적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며 "여기에 미국 연준의 예상대로 미국경제가 본격 회복되면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경제는 더 많은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