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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구촌의 기상 이변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지난겨울 영국은 때 아닌 장마로, 미국 동부는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로 미국 서부는 최악의 가뭄에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대규모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을 낳는 기상 이변이야 말로 국가안보의 최대 위협이자 인류를 위협하는 진짜 대량 살상무기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이런 기상 이변 때문에 회복 기미를 보이던 세계 경제가 주춤할 거란 우려와 함께 국제 곡물가격이 폭등할 거라는 걱정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더 이상 이변이 아닌 것처럼 일상적인 일이 되어가고 있는 기상 이변, 그 원인과 지구촌에 미친 파장을 런던 박장범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영국의 중부와 남부지방인 잉글랜드와 웨일스에 248년 만에 가장 많은 겨울비가 내렸습니다.

템스강을 중심으로 남과 북의 저지대가 물에 잠기면서 수 만 가구가 대피했습니다.

강풍을 동반한 폭우에 철도와 간선도로 곳곳이 부서지고 끊겼습니다.

<녹취> 제레미(피해 주민) : "온 집안이 홍수 피해를 입었어요. 애들 데리고 이사 가야 할 곳을 찾아야 하는데 더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

물이 빠져나갈 틈도 없이 계속 비가 내리면서 관광용으로 사용되던 수륙양용차가 비상 교통수단으로 등장했습니다.

고립된 지역에서는 군인들이 투입돼 노약자들을 구출하고 생필품을 보급했습니다.

<녹취> 엠마(피해 주민) : "필요한 물건이 없는지 매일 전화로 점검하고, 서로 우편물도 찾아다 줘요. 밖에 나갈 것에 대비해 카누도 갖고 있죠."

기록적인 폭우에 갑자기 땅이 꺼져 구덩이가 생기는 이른바 싱크홀 현상도 일어났습니다.

곳곳에서 지반 붕괴에 대한 경고가 나오면서 주민들은 공포 속에서 대피했습니다.

<녹취> 칼라(대피 주민) : "경찰이 와서 밖에 싱크홀이 생겼다면서 빨리 대피하라고 해서, 아무 것도 챙길틈이 없이 나왔어요."

찰스 왕세자를 비롯해서 윌리엄 왕자와 해리왕자 등 왕실 가족들도 수해 복구에 나설 정도로 이번 홍수는 국가적인 재난이었습니다.

캐머런 총리를 비롯한 정치인들도 수시로 피해지역을 찾았습니다.

<녹취> 캐머런(영국 총리) : "정부는 구호 활동을 위해서 모든 조치를 취할 겁니다. 구호에 필요하다면 돈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우주에서 찍은 사진에도 영국의 겨울 홍수가 포착될 만큼 광범위하고 위력적이었습니다.

미국 중동부와 캐나다를 강타한 살인적인 한파는 북미대륙을 눈으로 뒤덮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체감 온도가 영하 70도까지 내려갔습니다.

시카고는 남극보다 더 추운 도시가 됐습니다.

<녹취> 기상캐스터 : "평균 기온을 훨씬 밑돌았습니다. 올 1월 시카고 평균 기온은 1872년 이래 10번째로 낮았습니다"

북극의 차가운 극지 회오리인 폴라 보텍스가 북미 대륙을 꽁꽁 얼려버린 것입니다.

워싱턴을 비롯해 미 동북구의 주요 도시를 덮친 눈 폭풍으로 연방정부가 세 차례나 문을 닫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눈과 지구 종말을 결합한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미국 CNN 방송 : "아틀란타 당국은 '스노포칼립스'를 막기 위해 오늘과 내일 공립학교를 휴교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습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북반구의 겨울 이상기후는 회복세를 보이던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줬습니다.

난방유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유 재고가 감소해 국제 유가가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1월 신규주택 착공 건수는 16%나 줄어들었습니다.

영국 남부의 콘월 등 관광산업에 의존하는 지방은 교통 두절로 지역 경제가 고사 위기에 처했습니다.

<녹취> 말콤(콘월 관광청) : "철길이 붕괴되는 바람에 사람들이 콘월로는 가지 못한다고 생각하는게 큰 문젭니다. 다른 도로는 열려있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영국 정부는 겨울 홍수로 인한 직접 피해가 1조 2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미국 한파의 경제적 손실은 5조 3천 억 규모로 집계됐습니다.

하지만, 겨울철 이상 기후로 인한 농업과 축산업의 피해는 이제부터 시작됩니다.

새 봄을 맞아서 한창 한 해 농사를 준비할 시기지만 영국 남부의 농촌 마을 곳곳은 여전히 물에 잠겨있습니다.

축사에서 기르던 소와 말, 양 같은 가축들도 홍수를 피해 다른 지역으로 옮겼지만 언제 다시 되찾아 올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국제 곡물시장에서는 겨울철 기상이변으로 주요 곡물가격이 폭등하는 제 2의 충격이 오고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기상전문가들은 북반구를 강타한 겨울철 기상이변은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서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극지방에 머물러야할 강력한 소용돌이성 차가운 바람이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기후변화가 생겨났다는 겁니다.

<녹취> 홀덴 박사(오바마 대통령 자문관) : "북극과 중간 위도 지역의 기온차가 줄어들면서 북극 소용돌이가 약해졌습니다. 그 결과 차가운 공기가 남쪽으로 밀려 내려오면서 중간 위도 지역으로 들어온 겁니다."

이번에는 북미와 유럽 등 부자 나라들이 주로 피해를 입었습니다.

워싱턴과 뉴욕 등 미국 동부의 주요 도시들이 예측할 수 없었던 한파와 폭설에 꽁꽁 얼어붙자 미국인들은 기후변화를 실감했습니다.

케리 미 국무장관은 기후변화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대량살상무기가 될 수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기상전문가들은 지난겨울의 기상 이변은 어쩌면 대 재앙의 전주곡에 불과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녹취> 제니퍼(미국 럿거스대학교 교수) : "이번 겨울 같은 현상은 더 자주 일어날 겁니다. 제트 기류가 약해지면서 (삼한사온 현상처럼) 기상 조건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추운) 기온이 오랜 시간 지속되는 모습을 보일 것 입니다."

미국 고등과학협회는 북미와 북유럽의 날씨를 결정하는 근본적인 시스템이 바뀌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없었던 혹한과 홍수가 반복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

인류가 미처 준비도 하기 전에 혹독하게 바뀐 기후는 벌써 찾아왔을 수도 있습니다.

<녹취> 존 : "과거와 비슷할 것으로 생각했는데요. 달라도 너무 달라요."

<녹취> 베키 : "왜, 왜 우리 마을이 이렇게 찢겨야 하는 거죠?"

국제사회는 그동안 지구온난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일부 노력도 했지만 경제적 이해관계가 달라 소중한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2014년 초반, 북반구를 강타한 기상 이변은 수많은 생명체의 보금자리인 지구가 인류에게 보내는 간절한 구원의 신호이자 엄중한 경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