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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금융그룹들이 비(非)은행 부문을 확대하고 있다.

자금 중개에서 나오는 예대 마진으로 수익을 내는 전통적인 은행의 영업 방식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판단 때문이다.

때맞춰 시장에 쏟아진 보험사,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회사 매물에 금융그룹들이 앞다퉈 뛰어드는 배경이기도 하다.

우리투자증권 합병과 LIG손해보험 인수전을 계기로 이 같은 비은행 부문의 확장은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비은행으로 앞다퉈 방향 트는 금융그룹들

덩치가 큰 금융그룹은 전환 속도가 느린 '항공모함'에 비유된다. KB, 하나, 농협 등 금융그룹들이 비은행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은 지난해 본격화했다.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이 취임 직후 비은행 확대 목표를 밝혔고,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비은행 확대를 미래 수익원으로 제시했다.

금융그룹의 비은행 확대 전략은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에 성공한 농협금융에서 가장 먼저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농협금융은 은행업에선 4대 시중은행에 이어 5위에 머무르지만, 우투증권과 농협증권을 합쳐 증권업계 국내 1위를 차지하게 됐다. 생명보험업계 4위 농협생명, 손해보험업계 8위 농협손보를 아울러 '은행-증권-보험'의 라인업을 갖췄다.

우리금융과의 협상 타결로 우투증권을 비롯해 우리아비바생명보험, 우리금융저축은행을 가져온 농협금융은 이들 회사의 계열사 편입과 동시에 통합 시기와 방법을 마련할 방침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15일 "증권·보험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회사별 운영 계획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농협증권과 합치는 우투증권을 지역 단위조합 여유자금 등 160조원에 이르는 범(凡) 농협 차원 '자금운용센터'로 만들고, 농협중앙회 제조·유통 계열사와의 연계 영업이나 해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추진에 활용할 계획이다.

KB금융은 KB캐피탈(전 우리파이낸셜)을 계열사로 편입한 데 이어 손해보험업계 4위인 LIG손해보험 인수에 적극적이다.

업계 2위인 국민카드에 더해 LIG손보 인수까지 성공하면 국민은행 중심의 수익구조가 '은행-보험-카드-할부금융'으로 다변화한다는 게 KB금융의 설명이다.

하나금융은 하나SK카드와 외환은행 카드부문의 합병으로 국내 5위의 카드사를 만들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보험사 또는 증권사에 대한 추가 인수를 검토할 계획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시장 여건에 따라 언제든지 비은행 금융회사 인수·합병(M&A)에 뛰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업 성장 한계"…은행 위축, 비은행 약진

금융그룹들이 비은행 영업 확대에 앞다퉈 뛰어드는 이유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은행업이 한계에 달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경기 순환 사이클과 무관하게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고착화한 만큼 은행의 전통적인 자금 중개 기능과 여기서 생산되는 예대 마진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한국 경제가 획기적인 성장이 어렵듯이 은행의 시장 규모도 더 커지기 어렵다"며 "예대 금리차로 은행이 수익을 올리는 경기 확장기는 한동안 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백색가전에서 출발해 정보기술(IT) 기기로 계속 주력 사업을 전환해온 것처럼 금융그룹도 신규 수익원을 계속 창출해야 한다"며 "은행은 규모가 커 일정 수준의 수익은 낼 수 있지만 획기적인 대안은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금융그룹들의 실적을 보면 은행업의 위축과 비은행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신한금융의 경우 카드, 증권, 보험 등 비은행 부문의 총자산 비중이 2011년 26%에서 지난해 30%로 커졌다. 은행업(신한·제주은행)이 여전히 총자산의 70%를 차지하지만, 순이익 비중은 62%로 '덩치'에 비해 '실속'이 없다.

KB금융도 2011년 86%에 달했던 은행업(국민은행)의 순이익 비중이 지난해 65%로 급감했다. 지난해 국민은행의 그룹 내 총자산 비중(76%)과 비교하면 규모에 견줘 수익성이 한참 뒤처지는 셈이다.

금융그룹의 비은행 확대는 고객 입장에서도 질 좋은 금융 서비스를 받는 데 바람직한 방향일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령 신혼부부가 은행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러 가서 가족 보험도 들고, 관리비 결제 카드도 만들고, 신차 할부 금융도 받는 식으로 거래하면 시간과 비용을 아끼고 짜임새 있는 자금운용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