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엘시티 비리 의혹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배덕광 새누리당 의원이 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이번 수사와 관련해 현역 국회의원이 검찰에 소환된 것은 배 의원이 처음이다.
배 의원은 조사실로 향하기 앞서 취재진에게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자신이 구청장 시절 엘시티 인허가를 내준 것은 맞지만 어떤 특혜성 조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엘시티 실소유주 이영복 씨에게서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골프나 향응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배 의원이 구청장 시절 이후 여러차례에 걸쳐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배 의원에 대해 뇌물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조사를 마친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배 의원은 2004년 6월∼2014년 3월 3선 해운대구청장을 지냈고 2014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와 20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검찰은 이와함께 엘시티 시행사에 대한 금융권의 특혜 대출 의혹과 관련해 4일 오전 이장호 전 부산은행장의 집과 개인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 전 행장은 2006년부 6년 동안 부산은행장을 지냈고, 2013년까지 부산은행 지주사의 고문을 지냈다. 엘시티 사업은 2007년 본격 시작됐다. 검찰은 이 전 행장이 이영복 씨로부터 대출 관련 청탁을 받고 편의를 제공한 뒤 금품을 수수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물에 대한 분석이 마무리되는대로 이 전 행장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정기룡전 부산시장 경제특보를 5일 오전 재소환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미 두 차례 정 전 특보를 조사했지만 계좌추적 과정에서 새로운 단서를 포착해 다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내일 조사를 끝으로 정 전 특보에 대한 처벌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